2007년 10월 07일
[끄적임]나에게 쓰는 편지 - 2
To. 끄적이는 자, 우비
아...
벌써 또 시간이 이렇게 지났구나.
제일 처음에 너에게 쓴 것이,
19살, 신입생 때였는데...
이제 학교에서 학부생으로는,
마지막 축제도 보내고,
뭐 남들이야 고작해야 4번 밖에 못 본다는 축제를,
학교에 오래 있어야한다는 이유로,
6번이나 겪었으니,
참 시간 빨리간다, 그렇지?
바람이 시원해지면서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참, 금방 분위기가 잡히는 것 같아.
그렇지 않으면,
술 잔뜩 마시고서는,
그렇게 빙빙 둘러서 집에 들어갈 일은 없었을거 아냐.
너랑 나랑은 그동안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말해서 몰랐지만,
그 때 그 곳은 상당히 변했더군.
아마 우리도 그렇게 변한 것이겠지?
다만 우리가 그걸 눈치 채지 못한 것일뿐.
다만 그들이 그걸 눈치 채지 못한 것일뿐.
어쩌면 우리가 변하지 않았다고,
우기는 바람에 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지.
그렇게 보면,
그 곳에는 그렇게 좋은 추억들이 있는 것은 아닌데.
그렇게 즐거운 추억들이 있는 것은 아닌데.
왜 기억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발걸음을 그 곳으로 돌렸을까?
왜 다시 떠올리고는 걸어갔을까?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그 때, 그 곳.
만약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돌아가고 싶을만큼 원하지도 않는 그 때, 그 곳을,
넌 왜 갔었던거냐?
단지 술 취하고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니까,
그냥 걷고 싶었던거냐?
꼭 그 곳이 아니더라도 말이지.
아니면 이제는 떠나니까,
떠나는 마당에 마무리를 짓겠다는 생각으로 간거냐?
하긴...
꼭 좋은 추억만 추억이 아니고,
꼭 즐거운 추억만 추억은 아니니까...
하지만,
단지 그 때, 그 곳이 '추억'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할 수는 있는게냐?
솔직히 나는 단어 하나로는 그 전부를,
비록 대단한 것도 아니었지만,
설명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데...
난 잘 모르겠다.
그냥 추억은 추억으로 놔두는 것이 좋은건지,
아니면 추억이 기억 너머로 사라질 때쯤,
한 번쯤 꺼내서 다시 떠올리는 것이 좋은건지.
이제 곧 여기, 그리고 그 곳을 떠나면,
또 언제 다시 오겠냐만은,
만약, 정말 만약,
다시 온다면 그 때도 그 곳을 가려나?
어쨌든 너 마음이니 난 상관하지 않으련다.
나중에 혼자 청상맞고 궁상맞게 그렁그렁한 눈빛만 아니면,
뭐든지 다 하려므나.
그정도야 뭐... 나 착하지?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
감기 조심하고, 이만 줄인다.
아참, 이제 술은 좀 쉬자~
그러다 나 죽겠다.
항상 너를 먼저 생각하는 내가,
2007. 10. 07.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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