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0일
[끄적임]Last man standing...
'製作所'에 오시는 분 중에는 영화 좋아하시는 분이 많이 계시려나? 끄적이는 자가 좋아하는 유형은 이미 여러번 이야기 했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일단 생략하기로 하고, '영웅영화' 좋아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오늘 '끄적임'이 좀 더 흥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원래 '끄적임'이 여기저기 갈팡질팡 재미없는 소재만 다루는데다가 쓸모없이 길기는 엄청 길어서 한 번 읽어보려고 해도 막상 끌리지는 않는다는 것, 끄적이는 자도 다 아는 바이다. 오죽하면 막상 끄적인 이 사람도 두 번 이상을 다시 안 보겠는가...
어쨌든 '安經'도 아닌데 영화 이야기를 꺼내놓은 이유는 바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영웅을 가지고서는 과연 강한 자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것인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끄적이는 자가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물론 이미 끄적이는 자는 '安經'으로 '마지막에 살아남는 자가 승리한 자'라고 살짝 언급한 적은 있지만 자세히 언급한 적이 없기에 이번 '끄적임'에서 다시 강하게 언급하고 가려고 한다.
그럼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영웅이 나오는 영화 중에서 특별히 흥행에 성공 못한 영화가 거의 없다는 것을 다들 공감하시는가? 그것도 달랑 한 편뿐만 아니라 속편에 속편까지 나오는 족족, 몇 십년이 지나서 다시 나와도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거의 없다는 사실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영웅을 필요로 한다는 결론으로 단정지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말해서 원판이든 속편이든 어느 한 편만 보고나면 그 다음 작품들은 대충 머리 속에서 그려지지 않는가. 영웅이 나오는 영화는 대부분 줄거리가 영웅의 비범한 탄생부터 시작하여 살짝 영웅의 사랑 이야기와 왕성한 활동과 더불어 갑자기 닥치는 강렬한 시련, 그리고 그 시련을 이겨내고, 사랑에도 성공하고, 다시 활동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안 그런가? 물론 앞에서 말했듯이, '모든' 영화 줄거리가 아닌 '대부분'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시련은 이겨냈지만 사랑에 실패하는 영웅도 종종 있었다. 뭐 영웅이 꼭 사랑까지 성공하길 바라는 '욕심쟁이' 관객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관객이 영웅을 보고 또 보고 싶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물론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에 대리만족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시련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버티는 그러한 영웅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응원심리랑 통쾌함도 그 하나가 아닐까? 끄적이는 자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製作所'에 오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하지만 만약 영웅 영화에서 영웅이 시련에 굴복하면 관객들이 지금처럼 그러한 열렬한 반응을 보여줄까? 거기에 덧붙여 만약 영웅이 죽어버린다면 관객들이 영웅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려고 할까? 그렇다. 절대로 영웅들이 시련에 굴복하지 않기 때문에, 더 나아가서는 영화 안에서는 '절대' 죽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찾고 또 찾는 이유인 것이다.
단지 능력이 뛰어나서 영웅을 찾는 것은 한 편이면 족하다. 물론 속편을 위해서 전편에서는 보여주지 않은 갈고 닦은 새로운 기술을 보여주는 영웅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보통은 등장하면서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을 보여주니까 그런 대부분의 경우를 생각하기로 하자. 그렇다면 앞서 언급했었던 대전제에 대한 끄적이는 자에 대답이 어느 정도 되지 않았나?
동물이 사는 '자연'과 우리가 사는 '사회'의 차이점을 들 때 흔히들 '弱肉强食'과 '適者生存'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말은 끄적이는 자가 생각했을 때 '윗분'들이 자신들이 위에 있기 위해서 강제로 머리 속에 새겨둔 것이 아닌가 조금씩 조금씩 의문을 가진다. 오히려 우리가 사는 '사회'가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자연'에 비해서 저 두 단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는 개인적으로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으면 단지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뿐이다. 능력이 있다고 해서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확실한 보장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은 그만큼 어떠한 포식자에게서도 이겨내었다는 능력을 말해줄 수 있다. 따라서 강한 자가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결론을 과감히 내린다.
이러한 결론으로 다시 영화 이야기를 해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웅은 단지 우리가 가지지 못한 뛰어난 능력을 가졌기에 영웅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았기 때문에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솔직히 영웅들을 굴복시키려는 악당으로 나오는 자들의 능력이 영웅들에 비해서 훨씬 강하지 않는가. 게다가 우리 영웅들은 한 명인 반면에 악당은 결코 혼자 나오는 법이 없다. 못해도 자신이 거느리는 수하들이라도 우르르 데리고 나오지 않는가.
물론 이러한 극적인, 현실에서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비교나 예상을 뒤엎고 영웅이 시련을 극복해내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서 만든 장치이라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일단 그러한 영웅의 모습을 보고 환호한다. 화려하고 멋진 능력은 단지 그 환호에 대한 관객들의 눈요기에 해당하는 부가적인 장치인 것이다. 정작 관객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는 말이다.
뭐 지금도 끄적이는 자가 그리 세상에 나온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누구 앞에서 사회를 안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훨씬 작고 미숙하였을 때는 'N.EX.T'의 「The Hero」를 흥얼거리며 그 가사에 있는 내용을 마음 속으로 음미하고는 했었다. 음미라니까 끄적이는 자와는 조금 안 어울리려나? 어쨌든... 그 때는 "무릎을 꿇느니 죽음을 택하던 그들, 언제나 당신 안의 깊은 곳에 그 영웅들이 잠들어 있어요."라는 가사가 맞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아마 여기 '製作所' 어디에선가 분명 저 가사로 마무리를 지은 '安經'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이후로는 확실히 저 가사는 지금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끄적이는 자 스스로 내린다. 이 글을 보고 갑자기 '마왕 안티'니 '배교자'니 하면서 '製作所'가 심한 공격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끄적이는 자의 사상을 이끄는데 기대한 공헌을 한 분 중에 한 명을 어찌 그냥 모른척하겠는가. 杞憂일지는 모르나 일단 해명 아닌 변명을 살짝 해놓고 오늘의 끄적임은 이것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하지 않았는가...
- 끄적이는 자, 우비(woobi@hanmail.net) -
# by 우비 | 2007/12/30 22:12 | 우비의 製作所 | 트랙백




